세랄의 실력이 줄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렇게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이는 2018년 이후 마루와 함께 저격너프를 제대로 먹은 바람에, 바뀐 메타에 적응하느라 본인의 플레이스타일을 재정립하면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부진이랄까.
저격너프와 종족너프 이 두가지 키워드로 현재 세랄이 부진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마루의 경우 저격너프는 먹었지만 종족너프는 당하지 않았다. 테란 전진병영 파워를 떨어뜨리기 위해 사이클론 스펙을 변경하고 기술실 테크로 바꿨을 뿐이기 때문. 오히려 그 이후 테란은 2년여가 흐르는 기간동안 세 종족 중 유일하게 너프 한번 없이 끊임없는 버프만 받고 있다.
반면 저그는 저격너프와 종족너프를 동시에 당했다. 왜냐하면 여왕의 수혈을 단순히 너프하고, 점막종양 펴지는 속도를 단순히 너프만 하고 다른 것들의 버프는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
이후 2019년 초반 쯤에 이로 인해 세랄을 제외한 다른 저그들 유독 급격하게 전부 부진에 빠지자 땅굴망 버프를 해주면서, 사실 세랄같은 운영식 저그보다는 박령우나 레이너 같은 뽕치는 저그들이 강세를 드러낸 것도 그때문이다. 땅굴망 버프가 초기에 그렇게 강하게 버프가 된 것만 봐도 2018년 블컨 이후의 대격변의 저그종족너프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후 세랄은 감염충 운영을 발견하였고, 이를 보고 다른 저그 선수들도 다들 감염충을 대대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감염충의 감염된 테란 능력도 아예 삭제.
그 후 블리자드는 점막종양을 다시 더 너프하기도 하는 등, 그리고 땅굴망도 한두차례 너프를 더 단행하였다.
이것이, 물론 2018 블컨 이후로 가장 많은 너프를 당한 종족은 프로토스라고 생각하지만, 한 선수 개인만을 놓고 본다면 가장 많은 너프를 당한 것은 세랄이기 때문에, 내가 최근의 성과들이 2018년처럼 뛰어나지 않아도 여전히 세랄을 원탑으로 치고 있는 이유이다.
그리고 사실 세랄의 최근 대회들을 보면, 테란 중에선 외국과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한국 테란인 이신형이나 전태양, 김도욱 등을 상대로도 한국 테란들은 대회에서만 상대할 수 밖에 없어서 연습도 제대로 안되어있을 세랄이 새로운 전략으로 압살하는 것을 보면 실력 자체가 준 게 아니고 현재의 메타상 세랄이 잘하고 오랫동안 발전시켜왔던 안정적인 운영형 저그가 사장되다시피한 것이 주된 요인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