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많은 분들이 자신은 테슬라의 가치를 보고 투자한 가치투자자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오래된 격언이 있죠. 가치투자자인척 하는 모멘텀투자자들을 조심하라.
자신이 단기투자자임을 인정하는 것은 마약중독임을 인정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
네 피터린치 등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한 말 들 중에서도 격언으로 꼽히는 말들입니다.
기업의 가치란 것은 본질적으로 그 기업의 순수익을 뜻합니다. 그런데 현재 테슬라의 순수익은 아주 호의적으로 계산해도 1년에 주당 0.003달러입니다. 물론 올해에는 탄소크레딧을 판매한 돈 덕분에 주당 5.96달러 정도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되지만, 탄소크레딧을 제외하고 차만 판매해서 나온 수익은 주당 0.003달러. 이것도 테슬라의 현재 영업이익률인 4.7%가 전부 순수익으로 잡힌다고 가정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적정주가는 얼마일까요. 테슬라의 목표치인 연간 40% 성장을 앞으로 10년동안 매년 달성한다고 해도 2030년의 연간순수익은 주당 0.5달러.
2020년부터 2030년까지의 연간 누적순수익은 1.7달러가 됩니다. 따라서 가치투자자라면 현재 금리에서 최소한 5%의 수익률은 기대하여야 하므로 테슬라의 현재 적정주가는 3.4달러가 되죠. 현재 글을 쓰는 당일 테슬라의 주가는
네 이렇습니다. 잘못 보신게 아닙니다. 421.20 달러입니다. 124배가 높습니다. 보통의 가치투자자라면 10% 이익률은 보고 투자할것이므로 이에 기초한 적정가격인 1.7달러에 비하면 248배가 높은 것.
월스트릿의 분석가들이 쓴, 테슬라의 현재 주가는 가장 최상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159배나 높다라는 글을 보고, 제가 정말 그런가 싶어서 직접 계산해본 결과입니다. 정말 그렇더군요.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것이 가치투자자가 좋은 기업을 보고 투자한다고 생각하신다는 겁니다.
완전히 틀렸습니다. 가치투자자가 어감에서 오듯이 그런 엔젤투자가 뭐 그런게 아닙니다. 워렌버핏이나 피터린치 그런 사람들도 다 그런 엔젤투자자와는 거리가 멀구요.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기업의 순이익 대비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는 사람들을 가치투자자라고 부릅니다.
워렌버핏이 위기에 빠진 기업에게 투자하면서 얼마나 악랄한 조건을 그동안 달아왔는지 아신다면(예를 들면, 주식보다 기업청산시 우선권이 있는 연이율 8퍼센트 이자율의 채권으로 투자하면서, 이후에 그 채권을 특정가격에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까지 요구합니다. 또는 기업가치가 10억달러로 계산된 기업을 인수하면서 소유주에게 3천만달러는 너무 비싸, 2천만 달러 아니면 안사, 너 어차피 지금 돈 궁하잖아, 라고 흥정하기도 합니다.) 가치투자란 것이 어떤 것인지 감이 잡히실런지 모르시겠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좋은 기업을 사는게 아니고, 순이익 대비 싼 기업을 사들이는게 가치투자란 것이고, 아무리 형편없는 기업이더라도 망할 염려가 없고, 거기에 주가가 엄청나게 낮으면 그 기업은 엄청나게 가치있는 투자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테슬라의 경우를 보면, 좋은 기업임은 맞지만 가격이 싼 게 아니라 오히려 124배가 비쌉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테슬라의 순수익을 계산한 것처럼 엄청나게 호의적인 조건으로 다른 기업을 계산해보면 그들은 오히려 지금 주가가 적정주가의 1/10 수준인게 보통입니다.
자율주행기술이나 배터리 기술이 테슬라가 높아서 미래가치가 있지 않느냐고 하신다면, 제대로 알아보신 분들은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들을 하시죠.
테슬라는 자율주행이나 배터리기술은 경쟁업체들 대비해서는 없다시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좋은 회사고 강점을 가지는 것은, 전기차를 가장 잘 이해하고, 그래서 전기차 자체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이며, 앞으로 전기차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가장 잘 잡고 있는 회사라는 것입니다.
기술에 있어서, 기술은 물론 좋지만 경쟁사 대비 우월성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으며 실제로도 테슬라의 R&D 비용 전체는 GM 대비 1/8 수준이고, 웨이모가 자율주행에만 투자하는 돈이 2019년 기준 40억달러인데 반해 테슬라의 전체 R&D 비용은 10억달러 초반 수준입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에 투자하는 돈이 10억달러 초반이 아니라 테슬라의 전체 R&D 비용이 10억달러 초반이죠.
(저는 그래서 일론 머스크가 자율주행이 금방이라도 도입될 것처럼 말하는건 연막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각 국가들의 자율주행 4단계 도입시기도 2027년으로 예정되어 있다는 것을 봐도 그렇고, 일론 머스크가 그렇게 연막을 치는 동기도 충분한데, 왜냐면 다른 전기차 회사들에게 자율주행에 돈 많이 써, 어차피 그거 안될테니까. 우리는 전기차 자체에 집중해서 더 격차를 벌릴 수 있게 해줘 고맙다. 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테슬라에 투자하시는 것은 가치투자가 아닌 모멘텀투자를 하는 것. 그리고 테슬라라는 주식은 애초부터 가치투자의 대상이었던 딱히 없습니다. 왜냐하면 테슬라는 2015년도에도 PER이 1만을 훌쩍 넘었었거든요.
즉 테슬라는 원래부터 그렇게 가치보다 훨씬 고평가를 받아왔고, 올해 2020년에는 오히려 과거에 비하면 가치 대비 고평가가 덜해졌다, 거기다 바이든이 당선된다면(현재 지지율상으론 상당히 유력하죠.) 친환경 에너지쪽 지원이 확대될 것이라 테슬라가 수혜를 받을거다, 이런 계산에 따라서 과거에 PER이 1만이 넘었으니 아무리 순수익이 적어도 이런저런 호재 터지면 훨씬 더 오를 수 있다, 지금은 비록 탄소배출권 수익이 급격히 는 덕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PER이 300~800 수준으로 과거보단 훨씬 적으니까 라는, 과거의 가격추이가 현재도, 미래도 적용될 것이라는 모멘텀 이론에 기초한 투자를 하시는 것.
주식투자자가 가장 위험할 때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를 때이다.
이런 유명한 격언도 있습니다. 테슬라 주식을 사시는 것은 자신의 투자판단에 의한 것이라 좋다 나쁘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자산이 위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자신이 현재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고 모멘텀 투자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가치투자식의, 주가 하락하면 땡큐지, 더 싼 값에 더 살 수 있으니까 라는 투자방법을 테슬라에 적용하기엔 조금 위험하다는 것.
기업의 펀더멘털이 흔들리지 않았어도 추세가 변한 것 같으면 과감히 이익실현 하거나 손절하는 판단도 날카롭게 해야한다는 것.
그래서 자신의 씨드머니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 대선이 끝나고 불확실성이 충분히 줄어들 때까지는 테슬라는 단타로 접근하거나 자산의 일부만 투자하는 것이 그래서 제가 보기엔 가장 좋아 보입니다.
현재 외국의 많은 헤지펀드들도 테슬라 주식을 샀다가 실적발표일이나 배터리데이, 주식분할 등의 이벤트 직전에 팔아서 이익실현을 하고, 그 후 주가가 빠지면 다시 사는 식으로 대부분 단기투자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