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귀찮을 때, 라면먹기는 싫고 그럴 때 유용하게 만들 수 있는 케찹 스파게티. 의외로 케찹이 국내에서 천대받아서 그렇지 외국애들을 보면 야외에서 스테이크 구워먹을 때 케찹도 당당하게 하나의 소스로 인정받는 경우들을 보았다. 영국에서 말이다. 물론 이탈리아에선 그렇게 안할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만 신경써주면 케찹 스파게티도 정통적인 토마토소스를 넣은 것과는 색다른 맛으로 간편하고 맛있을 수 있다.
방법은 올리브오일과 후추의 활용. 아무래도 그냥 케찹만 먹기엔 너무 풍미가 좀 부족하니깐. 유리병에 담아서 파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과 후추 그리고 일반 케찹만 있으면 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면을 삶는다. 만사가 귀찮으면 그냥 500그램짜리 스파게티면 하나 통째로 다 뜯어서 큰 냄비에 그냥 물에 소금 뿌리고 투척한 후 불을 중불에 놓는다. 1분 정도 후에 물이 적당히 끓으면 스파게티 면이 휘어질테니까 냄비 안으로 잘 넣어주고 9분간 딴짓하다 돌아온다. 스파게티면 1인분은 대략 80~100그램이다.
2. 콜랜더나 채망 같은 것에 스파게티 투척해서 물을 뺀다. 그냥 집게로 스파게티면 집어서 빼도 되는데, 양이 많으면 좀 힘들다. 1,2인분 정도면 상관 없다. 망이 있으면 몇번 흔들어 주면서 물기를 빼고 찬 공기와 좀 접촉시켜주면 좋다.
3. 올리브오일과 후추를 충분히 뿌려주고 버무린다. 특히 후추는 약간 많다 싶을 정도로 충분히 뿌려주는 게 좋다.
4. 먹을 만큼 덜어서 접시에 올리고 케찹을 적당량 위에 뿌려준 후 포크로 돌돌 말아가면서 적당히 케찹 묻혀 가면서 먹는다. 끝.
남은 건 랩으로 씌워 두고 그날 먹을 거라면 그냥 밖에 놓아도 되고 다음날까지 먹을거라면 냉장고에 넣어두면 된다. 애초에 올리브오일을 뿌려 두어서 하루정도 둔다고 해도 면이 불거나 하지 않는다. 여름이고 집안이 덥다면, 먹고 난 후 남은 건 냉장고에 넣어두자.
참고로 집에 피자집에서 흔히 보는 그 녹색의 크래프트에서 나온 파마산가루가 있다면 같이 뿌려 먹어도 된다. 아니면 피자 시켜먹고 남은 조그만 파마산 봉지들이 있다면 그거 넣어도 되고. 그러면 스파게티 라면을 먹는 맛이 날거다. 물론 맛은 이쪽이 올리브오일도 넣고 후추도 넣었으니 더 좋다. 좀 더 신선한 맛이 난다고나 할까.
스파게티 소스로 케찹이라니 너무 좀 그렇지 않냐고? 이탈리아에서는 그냥 위의 조리과정에서 케찹만 뺀 상태로도 먹는다. 그냥 올리브오일과 후추맛으로. 우리나라에서 너무 스파게티나 파스타를 대단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데, 사실은 완전 간단하고, 자기 마음대로 해먹어도 되는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