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주담대 금리를 인하했다는 소식이 들려와도, 하지만 내 대출계좌의 이자는 변함이 없고 딱히 금리가 인하되었다는 문자 같은 것도 받지를 못한다.
뉴스가 또 거짓말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유는 금리 인하를 하면 그게 즉시 반영되는건, 당연하게도 인하 후에 신규대출을 받는 사람들 뿐이기 때문이다.
대출받을때 약관을 보면, 아무도 그딴거 읽지도, 읽을 시간도 은행에서 안주긴 하겠지만, 준다곤 하지만 실질적으론 안주지, 눈가리고 아웅인데, 아무튼
거기 보면 금리는 변동금리로, 6개월마다 정해진다고 되어 있다. 즉 6개월 마다 시장 금리에다가 개개인별 금리를 가산해서 내 금리가 결정되는 것. 매일 혹은 매달 금리를 바꾸는게 아니다.
사실 가장 합리적인 건, 변동금리라면, 사람들 상식에 맞게 매일 매일 바뀌어야 하는 것.
이젠 파킹통장 이자도 매일 주는 시대니까 말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고, 기본적으로 금리는 일할 계산인데, 예를 들어 연이율 x%짜리 대출이라면 하루 이자는 정확하게 원금에다가 x%/365를 곱한 금액으로 한다는 암묵적인 약속 같은게 있다.
즉 매일매일 x의 값을 바꿔주는게 그리 힘든 일은 아니다, 어차피 까보면 주담대 이자도 일할계산이니깐.
근데 현재는 x의 값을 6개월마다 한번, 즉 1년에 2번만 바꾼다는 것.
왜 그런지는, 아마도 은행시스템이 예전에 만들어져있고, 안정성 그런거 때문에 쉽게 바꾸기 힘들어서일수도 있고, 내가 내부자가 아니라서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시스템만 갖춰져 있다면 사실 일할계산해도 은행한테 금전적으로 손해나는 건 없다.
사실 6개월에 한번씩 바꾼다고 하더라도, 이런 금리 하락기엔 하루라도 더 빨리 금리하락분을 반영하고 싶은게 대출자 마음이겠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반대로 하루라도 더 늦게 금리하락분이 반영되었으면 하잖아, 그래서 사실 장기적으로 보면 즉 주담대같이 뭐 20년 30년 이런 기간으로 보면 사실 그게 그거긴 하다, 금리 매일 바꾸든 6개월에 한번씩 바꾸든 말이지.
물론 만약 금리 하락기와 상승기가 6개월마다 반복된다면, 그러면 6개월의 금리 피크때 대출받은 사람과 금리 저점일때 대출받은 사람간에 현격한 금융비용 차이가 발생하는데, 보통 금리 상승기나 하락기는 6개월 단위로 오지는 않고, 연단위로 반복된다.
그래서 애초에 주담대 이자도 6개월마다 반영하는 것도 사실 그런걸 상정하고 충분히 안전하게 장기적으로 보면 은행도, 대출자도 손해 안보도록 그렇게 적절한 시기를 정한 것.
만약 앞으로 경제이론이 바뀌어서, 그리고 각국의 경제정책이나 세계 정세 그런게 급변해서 6개월마다 금리싸이클이 오는 그런 아주 극도로 다이나믹한 경제상황이 올 수도 있겠는데, 그런게 고착화되면 아마 그러면 6개월 기간이 3개월이나 한달로 바뀔 수도 있고 그렇다.
그러니 너무 열들 받으실 필요는 없다.
금리 상승기엔 6개월 딜레이가 나한테 유리한거고, 금리 하락기엔 6개월 딜레이가 나한테 불리한거라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또이또이되는 거니깐.
그리고 그래서 영끌족들도, 실은 진짜 영끌은 아니다.
영끌로 대출 받았으면, 보통 그러면 이자 낮은 시기에 받았을거 아냐, 그러면 당연히 집값도 제일 높았던 시기겠지.
그러면 당연히 몇년 지나면 고금리 시기가 오고 집값은 폭락하겠지. 그럴 때 진짜로 영끌했으면 이자 감당이 안되는 거다.
물론 저금리 시기에 원금 최대한 많이 갚으면서 고금리 시기를 대비하면 되는거지만, 영끌했는데 어떻게 원금을 최대한 많이 갚겠어, 그러면 애초에 영끌이 아닌 거였지.
그래서 영끌족이네 뭐네 하지만 실제로 진짜로 영끌해서 대출받는 사람들은 없다. 만약 있다면 그건 너만 그런것. 남들은 다들 말은 그렇게 해도 실제로는 고금리시기에도 여차저차 버틸만큼, 안전 마지노선 정도를 해두고 대출을 받는다.
(게다가 집값이 너무 많이 떨어지면, 그러면 그땐 금리상승이고 뭐고 당장 담보물 가치 하락으로 은행에서 차액상환요청이 들어오는데 그거 방어할 것도 생각해야 하고 말이지.)
그러니 뉴스에서 요즘 트렌드가 이렇습니다! 라고 개념없이 떠든다고 할지라도, 그리고 인터넷에서 남 망하게 할려고 일부러 거짓말만 은근슬쩍 뿌리고 다니는 그런 가면쓴 사람들의 말들이 아무리 달콤해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함부로 영끌 그딴건 하지 말자, 언제나 안전마진을 두고 금융생활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