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중수 고수 초고수 대략 이렇게 유저들 실력을 나눌 수 있는데, 물론 초보는 하수로 써야 하겠지만, 그러면 너무 맘아프니깐.
초보의 경우는 프로토스가 가장 좋다. 왜냐면 차원관문의 존재 때문에. 또 건물이 소환 방식이라 일꾼관리도 쉽고. 증폭도 초보가 쓰기에 꽤 좋은 스킬이고.
중수로 가면 저그가 가장 좋다. 왜냐면 일꾼을 한번에 왕창 찍을 수 있기 때문.
보통 프로토스로 좀 하다가 뭔가 게임 좀 알게되면, 저그로 옮기면 좋다. 이건 스스로들도 느끼실 수 있는데, 게임을 좀 알게되면 프로토스로 하면 각 게임마다 지는 이유가 수만가지가 된다.
이번판은 이걸 못해서 저번판은 저걸 못해서 저저번판은 그걸 못해서…정말 끝도 없이 합당한 나의 패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저그는 지는 이유가 그냥 딱 하나다. 일꾼을 못째서.
그래서 중수정도 되면 저그가 편하다. 그냥 일꾼만 잘 째는거 하나만 해도 겜을 다 이겨있으니깐. 져도 그냥 일꾼 못째서 진거니까 그러려니 하면 되고. 이래저래 힐링종족.
여왕 점막? 펌핑? 사실 점막을 넓히는 이유, 펌핑하는 이유 이런걸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마냥 프로게이머처럼 프로점막러, 프로펌핑러 이렇게 할려고 해서 그런거지 중수쯤 되면 자기가 필요한 만큼 점막 늘리고 펌핑하고 그런게 되니깐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별로 없다. 그냥 일꾼 째는 타이밍 그거 잡는게 제일 중요하단걸 알고 그 이점을 이용할 줄 아니깐.
고수로 가면 테란이 가장 좋다. 왜냐면 컨트롤 가능성이 가장 많은게 테란이고 거기다 저그를 흉내낼 수 있는 지게로봇이란 것도 있고, 스캔이란 희대의 스킬도 있다 보니깐.
거기다 테란의 최대의 약점이 병력이 자리잡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기습을 당하면 상당히 약해진다는 건데 고수면 그런 상황 자체를 안 만들 수 있다.
물론 테란은 사실 좀 어느 티어에서 좋다 이렇게 말하기 좀 복잡한게 워낙 날빌들이 쓰기도 쉽고 많기도 해서 초보도 그냥 테란 날빌 몇분짜리 짧은거 하나만 연습하면 타종족 고수들도 쉽게 이길 수 있기 때문.
(초보가 실제로 날빌만 며칠 대충 연습해도 고수를 쉽게 이긴다고 하는건 내 경험에도 기초한다. 사실 나도 예전 저그 땅굴이 한창 사기일때 현역 S급 프로게이머를 래더에서 만나서 정말 거의 이길뻔한 적도 있었으니깐. 내가 좀만 진지하게 연습했었더라면 아마 이겼을거다. 날빌을 그냥 내 느낌으로 빌드 짜면서 너무 날림으로 준비했던 터라 그판 지니까 아 이럴줄 알았으면 제대로 준비해서 나도 프로게이머를 심지어 게다가 S급을 이겨보는건데… 이랬었다. S급 프로게이머면 이 글에서 말하는 초고수도 아니고, 초초초고수도 아니고 그냥 신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테란이 고수라 불리는 MMR에 도달하기 위해선 래더의 60%를 차지하는 테란이란 종족의 특성상 테테전을 뚫어야 하긴 하는데, 상대테란도 아마 똑같은 생각으로 날빌만 연습한 초보일 가능성이 높아서 그게 쉽진 않을거다. 그래서 테테전 만나면 좀 승률이 떨어질거다.
그렇다. 테란은 약해서 접는게 아니다. 테테전이 짜증나서 접는거지. 날빌만 연습해서 기본실력이 없으니 승률이 안좋으면 급격하게 게임하는 재미가 떨어지게 되는데, 계속 테테전만 하게 되면 당연히 승률이 안좋아진다. 그러니 정상인이라면 접을 수 밖에 없는것.
초고수로 가면, 확실히 사기종족이 있긴 한데, 어느종족인지는 나도 좀 헷갈린다. 초고수들은 언플에도 초고수라 대체 뭐가 맞는지 항상 좀 헷갈리거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밸런스패치 직후나 신맵 나온 직후에는 항상 테란이 가장 좋은건 맞다. 왜냐면 먼저 때리는 종족이 테란이다 보니깐.
예를 들면 신맵 나온 후에 해방선 자리 탱크 자리 이런걸 테란들이 빠르게 연구해서 써먹는데, 테란이 써먹은 후에야 타종족들이 그거 대처법을 알아낼 수 있는거니깐 초반에는 구조적으로 테란이 좋을 수 밖에 없거든.
사실 외국애들은 종족에 대한 애정심으로 플레이를 하는애들이 많다보니 저그나 토스가 많은 편인데, 한국애들은 그냥 이길려고 겜을 하는 애들이다보니깐 무조건 테란만 한다. 한국 래더에서 유독 테란 비중이 엄청나게 높은 게 그런 이유이다. 그래서 위에서 테란이 어느 티어에서 유리하다 이렇게 말하기 애매하다고 했는데(몇분짜리 날빌 하나만 연습해도 모든 티어에서 유리하고, 유일하게 약한건 테테전이고 그러니깐)…. 흠 뭔말 할려고 이 문단을 시작했었는데, 갑자기 까먹었다.
아무튼 한국서버 공포의 존재는 티어 테두리 없는 카진스키 초상화의 바코드 테란, 거의 저승사자급 존재인건 모두가 공감할거다. 게다가 걔들은 쪽수까지 엄청 많다.
그 다음이 티어 테두리 없는 바코드 저그, 근데 얘들은 쪽수가 너무 없어서 천연기념물 수준이고…
티어 테두리 없는 바코드 프로토스? 얘들은 내가 본적이 없다. 한두번쯤은 있나? 아무튼 기억엔 없다.
나는 원래는 저그로 시작했다가 토스로 바꿨다가 지금은 다시 저그로 바꿨다. 사실 플레이한 시간은 토스가 가장 많긴 한데, 얼마전 토스로 래더를 하다가 물마인 내가 그마인 토스를 그냥 운영으로 이기는 걸 보고, 이겼다는 기쁨보다는 이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더라.
토스는 티어 올라갈수록 빡센데, 그마 토스가 물마 토스한테 운영으로 져야된다고? 뭐 이렇게 불안정한 종족이 다 있지? 약하고 불안정해…그래서 그냥 때려쳤다.
저그 하니까 상당히 안정적이다. 맘도 편하고. 그냥 링 좀 돌리고 대군주 찔러넣으면서 일꾼 좀 째고, 상대가 찌른다 싶으면 촉수들 좀 넉넉히 지어주고, 점막은 그냥 적당히 펴주고 시간 남으면 좀 더 펴주고, 펌핑은 원래 카메라단축키 쓰면 그렇게 어렵진 않으니까 즐겁게 해주고 그러면 된다.
가장 좋은건, 앞에도 말했지만 져도 스트레스가 없고 개운한 느낌이다. 아, 내가 일꾼 못째서 졌네? 내가 못했구나 이런 느낌이니까.
이상으로 내가 생각하는걸, 느낀걸 좀 적어봤는데, 물론 내말이 다 맞다는건 아니다. 내가 무슨말하는지 내가 다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래도 한가지는 확실한데, 실력을 키우는 재미로 게임을 하는게 가장 재밌다는 것. 승리의 쾌감을 얻기 위해서 겜을 하면… 물론 그런 것도 좋긴 하다만 절대로 그게 주가 되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