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신용카드 청구할인 이벤트 보면 맨 마지막 유의사항 그런거에 아래와 같은 멘트가 있다.
일정기간 신용카드 이용대금을 연체할 경우, 결제일이 도래하지 않은 모든 신용카드 이용대금을 변제할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카드 청구할인 이벤트 같은거 할때도 위와 같은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는게 약간 넌센스 같긴 한데, 아무튼 위의 내용이 아주 잘 말해주고 있다.
왜 기업들이 잠깐의 신용경색 그런걸 버티지 못하고 파산 내지 도산하고, 개인들이 의외로 쉽게 신용불량자가 되는지 말이다.
개인의 경우 신용카드 대금을 연체할 경우, 그 카드뿐만이 아니라고, 다른 카드들, 그리고 다른 신용카드 회사의 카드들까지 전부 일시에 상환요청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도 마찬가지다. 하나만 연체해도 나머지 대출금의 중도상환요청이 들어올 수 있고, 그걸 이행 못하면 다 압류당해야 하는 것. 법적으로 그렇다.
이게 상당히 불합리한게, 사실 채무자 채권자 모두에게 손해가 나는 거거든. 지금 잠깐 버티면, 정상적인 이자와 원금까지 쳐서 다 정상적으로 갚을 수 있더라도, 당장의 그 단기적인 신용경색을 봐주지 않는 법제도.
아무튼 그래서 기업들이 갑자기 경기 조금 안좋다고 의외로 큰 기업도 줄줄이 한방에 무너지는 이유들이 저거다. 대출금 일시상환요청. 이자 한번 못갚으면 원금까지 지금 당장 한번에 다 갚고 그거 못하면 강제압류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때 리먼브라더스 파산시킨걸 두고두고 후회한다고 하지. 그때 자꾸 망하는 기업도 살려주고 그러니까 경영자들의 모럴해저드 문제 그런것 때문에 리먼브라더스 그냥 안봐주고 안도와주고 파산시켜버렸는데, 그 여파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전부다 회복되지 못하고 여전히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거든.
그래서 금융위기 이후에 오히려 국가들이 기업 망하는거 어떻게든 살려주고 그러는거다, 구제금융 해서라도 말이지. 우리나라는 대우조선해양이나 우리은행 그런 곳들이 그런 사례로 유명하지. 그리고 지금 있는 국내 건설사들, 중공업 회사들 사실상 현대랑 삼성 이런데 빼면 다들 한번씩은 파산하고 주인 바뀌고 그런 역사들이 있다, 쌍용차도 유명한 사례 중 하나고.
아무튼 그래서 기업들은 구제금융 해주고, 개인들의 경우에도 신용회복위원회를 국가에서 설치하고 신용회복제도를 두는게 그래서 그렇다.
연체한 사람한테 오히려 돈 더 빌려주고, 채무도 일정부분 탕감해주고, 대신 나머진 시간 더 줄 테니깐 갚아라, 그러는게 본인한테도 다른 사람들한테도 더 좋다 이런 것.
일명 대마불사라는 말, 그런 것도 이런 구제금융을 해주니깐 나온 용어인데, 그렇더라도 대마불사만 믿고, 국가가 살려주겠지 하고 재무 안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건 좀 삼가야 한다. 왜냐면 요즘엔 그냥 살려주는게 아니고 주주들도 만만찮은 손해를 부담해야 하거든, 무상감자를 한다든지 주식 가치를 1/10으로 하락시킨다든지, 회생시키는 조건으로 채권자들에게 기업 지분을 엄청나게 넘겨 줘야 한다든지 그런 식으로 말이다.
요즘 경기도 안좋고, 주식시장도 최악이고 그래서 이런 얘기들이 떠올라서, 마침 좀 마트에서 물건좀 싸게 사볼까 하고 신용카드 청구할인 이벤트 이런거 좀 읽다가 문득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라서 글을 써봤다.